1집발견

| 1집러

무소유 대신 풀소유, 일본 패션 디자이너의 아트토이 아카이브

  • 디지털 에디터

    윤진

  • 승훈

  • 영상

    연주

  • 자료제공

    카자토

[1인가구 카자토 다카하시 Kazato Takahashi] 좋아하는 물건을 곁에 두는 일은 단순한 수집을 넘어 일상에서 영감을 채우는 과정에 가까워요. 1집러 카자토 님에게 집은 자신의 감각을 끊임없이 다듬는 작업실이자, 다채로운 영감이 쌓이는 거대한 아카이브 자체입니다. 마음을 빼앗겨 하나둘 모아온 물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공간의 일부가 되었고, 어느새 그의 정체성을 이루는 조각이 되었죠. 과연 그가 말하는 ‘멋’은 어디에서 시작해 이 공간에 어떻게 겹겹이 쌓이게 된 걸까요?


[1집구석] 일본 패션디자이너 1집러의 노출 콘크리트 하우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일본 가나가와현에 사는 카자토 다카하시(@kazaaaa.art)입니다.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니토 스튜디오(@nitostudio_jp)에서 디렉터를 함께 맡고 있습니다. 패션 업계에서 쌓은 디자인 역량과 자유로운 발상을 바탕으로 캐릭터 아트토이와 돌 피규어 등을 실제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죠.

집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무엇보다 ‘멋’이 최우선이었어요. 집세나 역세권 같은 현실적인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언젠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을 먼저 따랐죠. 실제로 살면 어떤 느낌일지 호기심도 컸답니다. 막상 지내다 보니 습기나 결로 같은 불편함도 마주했지만, 특유의 날것 그대로인 분위기 덕분에 그 모든 단점을 감내하게 되더라고요. 원하는 공간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어 지금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혼자 살면서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것으로 마음껏 채울 수 있는 여백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평소 디자인 일을 하며 ‘나다운 표현 방식이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는데, 마음에 드는 사물을 하나둘 들여놓다 보니 그 답이 선명해졌죠.

단순히 집을 꾸미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제가 지닌 세계관의 해상도를 한층 높일 수 있었어요. 물론 손님을 초대하거나 SNS에 공간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고민도 늘었고, 멋진 아이템에 대한 욕심만큼 청소도 조금 더 고돼졌지만요(웃음).

👟내 몸에 옷을 입히듯

공간에도 감각 입히기🎈

집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보이면서도, 역할에 따라 섬세하게 구분된 느낌이에요. 공간 구성의 팁이 궁금해요.

가구와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작업 공간’과 ‘휴식 공간’의 결을 확실히 나누었어요. 작업 공간은 명칭에 걸맞게 공업적인 물성이 진하게 느껴지는 가구를 배치하고, 블랙과 실버,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정했죠. 특히 작업하면서 정확한 색을 확인해야 할 때가 많아 따뜻한 난색 조명 대신 백색 전구를 선택했답니다.

 

반면 휴식 공간은 소파와 레코드, 책, 아트토이, 티셔츠 등 제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사물로 가득 채웠어요.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편히 숨 쉬고 쉬어가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영감까지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1집구석] 일과 휴식 사이, 크리에이터의 영감이 탄생하는 '데스크 존' 💻

이 집만의 특별한 구석은 어디인가요?

저만의 특별한 구석은 작업 공간과 휴식 공간 사이에 자리한 ‘데스크 존’입니다. 붙박이 형태로 아담하게 조성된 이곳은 일과 휴식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를 머금고 있거든요.

여기에 거대한 선반도 빼놓을 수 없어요. 멋진 결과물을 만들려면 스스로 멋지다고 느낀 것들을 소유하고 가까이 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이 선반은 그런 치열한 탐색의 산물이 차곡차곡 쌓인 아카이브예요. 물론 SNS나 잡지에서도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물건은 자고로 직접 소유해 봐야 비로소 진짜 매력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스니커즈에서 아트토이와 피규어로 컬렉션을 넓힌 계기가 궁금해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했답니다. 그러다 이 취향을 인테리어와 본격적으로 연결 짓게 된 건 ‘ELBO(@elboglass)’의 아트토이를 만난 순간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공룡 모양 피규어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공간의 분위기를 과감하게 좌우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였죠.

 

그때부터 완전히 아트토이의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이후에는 KAWS(@kaws), 포켓몬스터(@pokemon),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등 특정 브랜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에 드는 것들을 폭넓게 수집했어요. 거창한 계기나 의식이 있었다기보다는 패션을 향한 깊은 애정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로 이어진 셈이에요. 인테리어 역시 패션을 즐기듯 가볍고 흥미롭게 대하다 보니 지금의 다채로운 컬렉션이 완성되었습니다.

[1집구석] 스티커로 커스터마이징한 하나뿐인 스툴 (ft. 베이프 스툴)

수많은 아이템 가운데 특히 애착이 가는 것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첫 번째로는 베이프(@bape_japan)의 ‘TAMTAM POP’ 스툴을 꼽고 싶어요. 1만 엔이 채 되지 않는 합리적인 스툴인데, 그동안 모아 둔 스티커를 곳곳에 하나둘 붙여가며 완성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가구가 된 것 같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E&Y(@eandy.official)의 ‘The Ambient Machine’이에요. 작업에 집중하고 싶거나 손님이 왔을 때 음악을 틀기엔 다소 과하고 정적은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 진가를 발휘하는 제품입니다. 피아노 소리부터 새 소리와 파도 소리까지 원하는 사운드를 조합해 재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멋스러운 생김새와 조작하는 재미까지 두루 갖춘 애장템이랍니다.

다양한 아이템을 어수선하지 않고 조화롭게 진열하는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물건을 자랑하듯 무작정 늘어놓기보다는 아이템 사이에서 공통된 속성을 발견하고, 공간과 어울리게 배치하는 게 중요해요. 무작위로 모은 것처럼 보여도 각자의 컬렉션에는 뚜렷한 기준이 존재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 피규어가 인테리어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어느 정도 크기를 선호합니다. 선반 위에도 색감이 강렬하거나 조형이 독특해 확실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오브제 위주로 배치하는 편이에요.

이미지 출처 @livingmotif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오모테산도의 ‘시보네(@cibone_tokyo)’와 롯폰기의 ‘리빙 모티프(@livingmotif)’를 추천해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보다 저만의 속도로 천천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찾는 곳들이죠. 지나치게 붐비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둘러볼 수 있어 참 좋아요. 가끔 들르는 ‘닉 화이트(@nickwhitetokyo)’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품은 가구와 아이템들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어요.

📍LIVING MOTIF: 일본 〒106-0032 Tokyo, Minato City, Roppongi, 5 Chome−17−17-1 AXISビ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