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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농경 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음식을 나눠 먹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은 뇌가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아이는 물론, 아이를 돌보는 이도 스스로 식량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공백을 ‘나눔’으로 채웠다. 라틴어로 ‘함께(com) 식탁(mensa)에 앉는다’는 뜻의 커먼셜리티(commensality) 습성은 다른 동물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
우리를 둘러싼 물건은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매일 쓰는 그릇과 수저에도 우리의 정체성이 스며 있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무엇을 담아 먹느냐’가 개인과 문화의 결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한국의 식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음식뿐 아니라 그릇과 식도구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양의 코스 요리가 ‘시간의 순서’라면, 한식은 ‘공간의 질서’로 음식…
한국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쌈’이다. 수확기 들판에서 먹던 호박잎쌈, 긴 물질 끝에 해녀의 허기를 달래주던 미역성게알쌈, 삼겹살상추쌈과 소주 한잔까지···. 쌈은 이렇듯 우리 일상의 다양한 순간을 함께해온 음식이다. 상추든 호박잎이든 잎이 넓은 채소라면 무엇이든 쌈이 되고, 다시마·김·미역 같은 해조류도 훌륭한 재료가 된다. 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