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1인가구] 편안한 안식처이자 예술 공간🕊️ 갤러리에 사는 1집러🖼️


[1인가구 노정빈 Roh Jung Bin] 독특한 구조의 모던한 공간 속 군데군데 위치한 고가구와 자연적인 소재들, 동양적인 화분, 도자기 오브제들이 눈길을 끌어요.

이곳은 노정빈 1집러의 실제 생활 공간이자 음(愔)갤러리(@eum.gallery)에요. 탁월한 직관과 감성이 만든 취향과 감각이 돋보이는 공간이죠. 자연, 자유, 예술, 평안, 소통 등 집에서 삶의 이상적인 균형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노정빈 1집러의 공간으로 초대해요.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독립한 지 4년 차인 노정빈(@jungbin.roh)입니다. 대학에서는 예술경영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현재는 F&B 브랜드 두 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중 하나인 ‘다시자연(多詩自然)’은 질 좋은 자연 재료와 전통의 지혜, 장인의 철학이 만나 우리 밥상에 깊은 맛과 영양을 더하는 제품들을 소개하는 브랜드입니다. 앞으로는 여러 식품 장인분이 서로 상생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알리는 프로젝트도 진행해 보고 싶어요. 영상이나 공예와 연계한 전시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 중입니다. 



실제 거주 공간을 갤러리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몇 가지 힘든 일을 겪으면서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이 주는 쉼과 치유가 필요했거든요. 특히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을 가까이 두고 싶었는데, 운 좋게 안산 중턱에 집을 구할 수 있었죠. 처음에는 지금 집 아래층 원룸에 살았는데, 좀 더 넓은 공간, 침실과 생활공간이 분리되는 형태로 옮기고 싶어 같은 건물의 복층 룸으로 옮겼어요. 이사한 지는 약 두 달 됐습니다.


안산 중턱에 자리한 이 집은 공기가 맑고, 창밖으로 들려오는 새소리가 참 정겨워요. 또 안산을 뒷산처럼 바로 오를 수 있어, 자연이 집 일부가 되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이곳을 찾는 분들도 잠시나마 초록과 마주하며 마음의 쉼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시를 기획하고 집을 갤러리로 꾸몄습니다.



첫 개인전 <값이 없는 자유>에 대해 들려주세요.

제 글과 그림 그리고 사적인 수집품들을 전시한 첫 개인전이에요. 실제 제가 생활하는 공간이다 보니 예약제로 운영했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찾아와 주셨어요. 이사할 때부터, 1층 공간을 비워 갤러리처럼 소규모 전시를 열거나, 공간 대여가 부담되는 작가분들께 공헌의 개념으로 공간을 빌려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갤러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첫 오픈 전시를 제 작업으로 시작했죠.



평소 예술 작업을 꾸준히 해오셨나요?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업은 힘든 시간을 보낸 제가 마음속에 품었던 문장 ‘값이 없는 자유’를 다양한 매개체와 소재로 표현해 본 것이에요. 그림은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지만 줄곧 취미로 그렸어요. 집에 있는 그림들은 모두 제가 그린 것들이에요. 입구에 걸린 파랑새 그림을 시작으로, 솔잎이나 흙, 종이 같은 자연적인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자유롭게 펼쳐보고 싶었어요. 이것들은 언젠가 다 소멸할 소재들이고, 저는 그런 점이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연의 흐름 안에서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는 것들이 더 자연스럽고 자유롭다고 느껴요.

 


집을 고를 때 우선순위로 둔 요소가 있었나요?

필수 조건은 하나, 창밖으로 자연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어떤 공간이든 갤러리로 꾸밀 수 있지만, 저는 사람 곁에 자연이 가까이 있어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시 콘텐츠뿐 아니라 갤러리 바깥에서 느껴지는 정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무나 자연이 보이는 집을 찾았고, 이곳이 딱 그런 곳이었죠. 모든 창 너머로 나무가 보인답니다.




현대적 공간에서 어우러진🖼️

옛것이 주는 아름다움🍀

 

집을 꾸밀 때 신경 쓴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한국적인 미감을 좋아해, 집도 한국적인 소재들로 꾸몄어요. 특히 자연의 빛을 실내로 가장 자연스럽게 들일 방법을 많이 고민했어요. 창문 커튼도 대나무 대와 천을 이용해 직접 만들었고, 모시 조각보 가리개와 한지 부채로는 중문을 장식했답니다. 반투명한 푸른색 작품은 한지와 레진을 켜켜이 쌓아 만드는 손상우(@sangwoo.son) 작가의 작품으로 주문 제작했는데요. 그냥 봤을 땐 불투명하게 보이는데 빛이 투과되면 레이어들이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게 매력적이죠.



정빈 님의 특별한 구석은 어디인가요?

지금 시대에 옛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늘 고민하는데요. 그 고민이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주방 옆 창가 공간이에요. 선조들이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했던 반닫이를 창가에 배치하고 그 위에 좋아하는 오브제나 자연물, 제 작업물을 올려뒀어요. 작품처럼 모셔두는 고가구가 아닌 일상에서 누리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랄까요. 고가구와 오죽, 현대적인 주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제 취향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에요.

 


정빈 님께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새 둥지’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태초의 집이 새가 만든 둥지였다고 하더라고요. 제 작업 중에도 ‘집’을 주제로 한 작품이 두 점 있어요. 우리가 공간에 무엇을 들이든, 결국 ‘나’라는 하나의 매개로 이어진 사물일 텐데요. 그런 사물들이 새 둥지처럼 쌓이면 그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겠죠. 그래서 저에게 집이란, 저와 연결된 사물들이 모여 완성된 나만의 새 둥지예요. 새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건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 아래 저는 집을 가꾸고 무언가를 모으고 또 비우며,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집은 저에게 단순한 안식처를 넘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해요. 그래서 더 자유롭고, 의미 있는 보금자리이죠.



소장하고 있는 아이템 중에 애정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느 날 사군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매·난·국·죽을 모두 집 안에 들였답니다. 매화 분재와 오죽이라는 대나무가 있고요. 화장실에는 죽도석곡이라는 동양란이 자리하고 있지요. 베란다에는 조금씩 자라고 있는 국화가 함께하고 있어요.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특별한 약속이 없는 주말이면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들러 옛 미술품들을 구경하는데요. 이곳에는 고서화, 고가구, 도자기 등 고미술품과 독특하고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어요. 5호선 답십리역 근처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요. 길을 따라 드문드문 자리한 가게는 대부분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 천천히 들여다보면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연숙 | 사진 우경 | 영상 윤진·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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