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집구경 유상경 Yu Sang Kyung] 침실 창밖의 숲 풍경을 선물처럼 끌어안은 곳에 오늘의 1집러가 살고 있어요.
전통적인 분재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식물 디자이너 유상경 1집러의 보금자리예요. 제각기 아름다운 수형을 뽐내는 식물들과 자신에게 꼭 맞는 인테리어로 단장하고 살아가는 곳, 비로소 휴식 같은 편안한 집을 함께 구경해 볼까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서촌에서 ‘서간’이라는 식물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유상경(@ryuuu___s)입니다. 식물을 덕질하다가 업으로 삼고 스튜디오를 차린 지 이제 2년 정도 됐네요. 분재를 기반으로 식물들을 디자인하고 정성스레 가꿔 하나의 아름다운 오브제로 완성하고 있어요.
회사를 열심히 다니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안정적인 생활이 지루하고 권태롭게 다가오는 거예요. 그렇게 무기력에 빠져들 때 주말마다 식물원이나 농장에 가서 살았어요. 화분 보러 다니고 유튜브 보며 식물을 따라 심고 디자인하다 남다른 재미를 느꼈죠. 한참 고민하다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 때 퇴사하고 도전을 시작했어요. 분재 기법을 전문으로 배우고,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방법을 습득했죠. 거기에 저만의 감각과 애정을 더해 서간을 오픈했습니다.
일터도 집도 서촌에 있잖아요. 서촌에서의 1인 라이프는 어떤가요?
서촌에 정착한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어느 날 경복궁에 놀러 갔다가 이상하게 서촌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인왕산으로 둘러싸인 산 아랫마을을 발견하고 홀딱 반했죠. 무조건 여기서 살아야겠다 결심한 후 서촌에 있는 부동산이란 부동산은 거의 다 돌아본 것 같아요. 매물이 별로 없던 이곳에서 간신히 구한 곳은 40년 된 연립 주택이었어요. 집 앞에 숲이 개인 정원처럼 펼쳐진 곳이라 자연과 함께하고 조용해서 좋았는데, 살아보니 너무 적막해서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옮긴 곳이 바로 여기, 두 번째 서촌 집이에요. 이사 온 지 약 두 달 됐는데, 숲이 반쯤 보이면서도 소소하게 사람 사는 소리도 들려 아주 정겨운 곳이에요.
상경 님의 집 안 특별한 구석을 소개해주세요.
침실 창가 공간이요. 지난봄에는 창문을 열었더니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꽃이 하늘하늘거리고, 향긋한 꽃 내음이 침실을 가득 채우는 거예요. 아침에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어나니 ‘여기 참 잘 왔다!’라는 생각이 새삼 들더라고요. 늦은 밤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창가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도 음악이 되고,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은 왠지 위안이 되고요. 따뜻한 차 한잔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순간이죠.
침실 공간을 꾸밀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존 가구의 배치를 가장 고심했어요. 기존 가구들을 모두 제대로 활용하고 싶었거든요. 침대와 책상을 이리 놨다 저리 놨다 몇 번씩 옮겨보다가 지금의 배치를 찾았어요. 저는 공간을 꾸미기 전에 우선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보는데, 핀터레스트에서 구조가 독특한 해외 집들의 창의적 인테리어가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번에 침실에 책을 둘 때 고민이 많았어요. 벽에 있는 콘센트를 가리고 싶었지만 가구를 두기는 싫어 책을 막 쌓아봤더니 지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러다 해외 별장 인테리어에서 힌트를 얻어 철제 서류 트레이로 콘센트를 가리고, 책을 운율감 있게 쌓았더니 만족스러운 공간이 됐어요.
침실을 편안히 즐기고 잠들기 위한 상경 님만의 비법이나 리추얼이 있나요?
잠을 잘 자야 하루 동안 쌓인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숙면의 비법은 바로 매트리스예요. 이사 오면서 일룸 ‘헤이븐 시그니처’ 매트리스로 바꿨거든요. 이전에 쓰던 매트리스는 꽤 단단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탄탄해요.
매트리스가 부드러우면 처음 침대에 딱 누울 때 기분 좋고 포근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렇다고 너무 소프트하면 침대에서 움직일 때나 오랫동안 누워 있을 때 살짝 배기는 느낌이 있고요. 지금 사용하는 일룸 매트리스는 오래 누워 있어도 몸을 안락하게 받쳐주니까 잠자리가 편안해요. 윗부분은 토퍼처럼 부드럽고, 아랫부분은 충분한 강도가 있는 덕분에 침대 전체가 푹 들어가지 않아서 만족스러워요. 상단 패드가 분리형이라 세탁하기 편리한 점도 맘에 쏙 들고요. 잠들기 1시간 전쯤 베개 위에 라벤더 오일 몇 방울 뿌리는 것이 제 수면 리추얼인데요,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잠을 솔솔 부르거든요.
👀 이태원 앤티크 거리에서 찾은 취향!
할머니 감성의 빈티지 테이블 조명💡
인테리어 소품 중 가장 애착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아기자기한 조명이요. 서간에도 제가 좋아하는 조명이 많고요. 집 안 곳곳에도 감도 높은 조명들을 두었죠. 낮에는 자연광으로 생활하고, 저녁에는 스폿 조명으로 공간을 밝혀요. 침대 옆 협탁에는 동양적 느낌의 도자기 조명을 두었어요. 주방 아일랜드 식탁에 자리한 빈티지 테이블 조명은 제가 가장 아끼는 조명 중 하나인데, 이태원 앤티크 거리에서 구매했어요. 할머니 댁에 있을 법한 조명이지만 이런 느낌도 좋더라고요.
집 안 곳곳에 식물이 보이네요. 특별한 관리법이 있나요?
특별할 건 없고 다정한 관찰자가 되는 거죠. 계속 상태를 지켜보면서 때 되면 물 주고, 뿌리가 화분에 가득 차면 분갈이를 해줍니다. 오늘도 잎사귀 몇 장 떼어냈는데, 오래된 잎사귀들을 제거해야 식물이 건강해져요.
저는 개인적으로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식물을 좋아하거든요. 풀 종류들이죠. 서간에 가면 많이 마주할 수 있는데, 그냥 보면 “잔디 아니야?” 하기 쉽지만 제각각 이름이 있어요.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석창포’라는 풀이에요. 예부터 선비들이 즐겨 키운 풀로 고귀한 난처럼 자라나서 선비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들풀이지만 우아한 느낌을 주는 아이라 정말 예뻐요. 식물을 들일 때 제일 중요한 건 그 식물이 내 눈에 예뻐 보여야 한다는 점! 키우고 관리하는 법은 사실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거든요. 애정이 바탕 되면 아무리 까다로운 식물도, 처음 식물을 키워보는 사람도 잘 키울 수 있어요. 식물에게 어울리는 자리도 내 눈에 예쁜 곳을 기쁜 마음으로 찾아주게 되고요. 그러면 자연스레 플랜테리어가 이루어지는 거예요.
사진 제공 여래여거(@ewha_yryg)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집 주변 인왕산 자락에 있는 ‘수성동 계곡’을 좋아해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고, 물이 맑아 가재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서촌 골목에 자리 잡은 소담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이자카야 ‘여래여거(@ewha_yryg)’를 추천해요. 스시 오마카세를 하던 셰프님이라 음식 맛에서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사케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서촌의 따뜻한 정서가 잘 느껴지는 곳이에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진아 | 사진 경옥 | 영상 성아
[1인가구 집구경 유상경 Yu Sang Kyung] 침실 창밖의 숲 풍경을 선물처럼 끌어안은 곳에 오늘의 1집러가 살고 있어요.
전통적인 분재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식물 디자이너 유상경 1집러의 보금자리예요. 제각기 아름다운 수형을 뽐내는 식물들과 자신에게 꼭 맞는 인테리어로 단장하고 살아가는 곳, 비로소 휴식 같은 편안한 집을 함께 구경해 볼까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서촌에서 ‘서간’이라는 식물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유상경(@ryuuu___s)입니다. 식물을 덕질하다가 업으로 삼고 스튜디오를 차린 지 이제 2년 정도 됐네요. 분재를 기반으로 식물들을 디자인하고 정성스레 가꿔 하나의 아름다운 오브제로 완성하고 있어요.
회사를 열심히 다니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안정적인 생활이 지루하고 권태롭게 다가오는 거예요. 그렇게 무기력에 빠져들 때 주말마다 식물원이나 농장에 가서 살았어요. 화분 보러 다니고 유튜브 보며 식물을 따라 심고 디자인하다 남다른 재미를 느꼈죠. 한참 고민하다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 때 퇴사하고 도전을 시작했어요. 분재 기법을 전문으로 배우고,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방법을 습득했죠. 거기에 저만의 감각과 애정을 더해 서간을 오픈했습니다.
일터도 집도 서촌에 있잖아요. 서촌에서의 1인 라이프는 어떤가요?
서촌에 정착한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어느 날 경복궁에 놀러 갔다가 이상하게 서촌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인왕산으로 둘러싸인 산 아랫마을을 발견하고 홀딱 반했죠. 무조건 여기서 살아야겠다 결심한 후 서촌에 있는 부동산이란 부동산은 거의 다 돌아본 것 같아요. 매물이 별로 없던 이곳에서 간신히 구한 곳은 40년 된 연립 주택이었어요. 집 앞에 숲이 개인 정원처럼 펼쳐진 곳이라 자연과 함께하고 조용해서 좋았는데, 살아보니 너무 적막해서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옮긴 곳이 바로 여기, 두 번째 서촌 집이에요. 이사 온 지 약 두 달 됐는데, 숲이 반쯤 보이면서도 소소하게 사람 사는 소리도 들려 아주 정겨운 곳이에요.
상경 님의 집 안 특별한 구석을 소개해주세요.
침실 창가 공간이요. 지난봄에는 창문을 열었더니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꽃이 하늘하늘거리고, 향긋한 꽃 내음이 침실을 가득 채우는 거예요. 아침에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어나니 ‘여기 참 잘 왔다!’라는 생각이 새삼 들더라고요. 늦은 밤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창가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도 음악이 되고,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은 왠지 위안이 되고요. 따뜻한 차 한잔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순간이죠.
침실 공간을 꾸밀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존 가구의 배치를 가장 고심했어요. 기존 가구들을 모두 제대로 활용하고 싶었거든요. 침대와 책상을 이리 놨다 저리 놨다 몇 번씩 옮겨보다가 지금의 배치를 찾았어요. 저는 공간을 꾸미기 전에 우선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아보는데, 핀터레스트에서 구조가 독특한 해외 집들의 창의적 인테리어가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번에 침실에 책을 둘 때 고민이 많았어요. 벽에 있는 콘센트를 가리고 싶었지만 가구를 두기는 싫어 책을 막 쌓아봤더니 지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러다 해외 별장 인테리어에서 힌트를 얻어 철제 서류 트레이로 콘센트를 가리고, 책을 운율감 있게 쌓았더니 만족스러운 공간이 됐어요.
침실을 편안히 즐기고 잠들기 위한 상경 님만의 비법이나 리추얼이 있나요?
잠을 잘 자야 하루 동안 쌓인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숙면의 비법은 바로 매트리스예요. 이사 오면서 일룸 ‘헤이븐 시그니처’ 매트리스로 바꿨거든요. 이전에 쓰던 매트리스는 꽤 단단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탄탄해요.
매트리스가 부드러우면 처음 침대에 딱 누울 때 기분 좋고 포근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렇다고 너무 소프트하면 침대에서 움직일 때나 오랫동안 누워 있을 때 살짝 배기는 느낌이 있고요. 지금 사용하는 일룸 매트리스는 오래 누워 있어도 몸을 안락하게 받쳐주니까 잠자리가 편안해요. 윗부분은 토퍼처럼 부드럽고, 아랫부분은 충분한 강도가 있는 덕분에 침대 전체가 푹 들어가지 않아서 만족스러워요. 상단 패드가 분리형이라 세탁하기 편리한 점도 맘에 쏙 들고요. 잠들기 1시간 전쯤 베개 위에 라벤더 오일 몇 방울 뿌리는 것이 제 수면 리추얼인데요,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잠을 솔솔 부르거든요.
👀 이태원 앤티크 거리에서 찾은 취향!
할머니 감성의 빈티지 테이블 조명💡
인테리어 소품 중 가장 애착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아기자기한 조명이요. 서간에도 제가 좋아하는 조명이 많고요. 집 안 곳곳에도 감도 높은 조명들을 두었죠. 낮에는 자연광으로 생활하고, 저녁에는 스폿 조명으로 공간을 밝혀요. 침대 옆 협탁에는 동양적 느낌의 도자기 조명을 두었어요. 주방 아일랜드 식탁에 자리한 빈티지 테이블 조명은 제가 가장 아끼는 조명 중 하나인데, 이태원 앤티크 거리에서 구매했어요. 할머니 댁에 있을 법한 조명이지만 이런 느낌도 좋더라고요.
집 안 곳곳에 식물이 보이네요. 특별한 관리법이 있나요?
특별할 건 없고 다정한 관찰자가 되는 거죠. 계속 상태를 지켜보면서 때 되면 물 주고, 뿌리가 화분에 가득 차면 분갈이를 해줍니다. 오늘도 잎사귀 몇 장 떼어냈는데, 오래된 잎사귀들을 제거해야 식물이 건강해져요.
저는 개인적으로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식물을 좋아하거든요. 풀 종류들이죠. 서간에 가면 많이 마주할 수 있는데, 그냥 보면 “잔디 아니야?” 하기 쉽지만 제각각 이름이 있어요.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석창포’라는 풀이에요. 예부터 선비들이 즐겨 키운 풀로 고귀한 난처럼 자라나서 선비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들풀이지만 우아한 느낌을 주는 아이라 정말 예뻐요. 식물을 들일 때 제일 중요한 건 그 식물이 내 눈에 예뻐 보여야 한다는 점! 키우고 관리하는 법은 사실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거든요. 애정이 바탕 되면 아무리 까다로운 식물도, 처음 식물을 키워보는 사람도 잘 키울 수 있어요. 식물에게 어울리는 자리도 내 눈에 예쁜 곳을 기쁜 마음으로 찾아주게 되고요. 그러면 자연스레 플랜테리어가 이루어지는 거예요.
사진 제공 여래여거(@ewha_yryg)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집 주변 인왕산 자락에 있는 ‘수성동 계곡’을 좋아해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고, 물이 맑아 가재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서촌 골목에 자리 잡은 소담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이자카야 ‘여래여거(@ewha_yryg)’를 추천해요. 스시 오마카세를 하던 셰프님이라 음식 맛에서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사케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서촌의 따뜻한 정서가 잘 느껴지는 곳이에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진아 | 사진 경옥 | 영상 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