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일상을 채운 전통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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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집구경 곽연실 Kwak Yeon Shil]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자신, 일상의 접점을 발견하는 특별한 능력으로 집을 꾸민 1집러가 있어요.

전통 문양을 모티프로 아름답고 쓸모 있는 것들을 만드는 곽연실 디자이너인데요. 전통의 멋과 고아한 정취가 그윽하게 빛나는 그의 공간은 단순한 보금자리를 넘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랍니다. 그 속에서 일상을 더 풍요롭게 가꾸는 곽연실 1집러의 특별한 구석을 들여다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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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한국적인 패브릭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애리키스'를 운영하는 디자이너이자 ‘마리애리’ 대표 곽연실(@erriekyskorea)입니다. 패션을 전공한 후 여성복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제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어릴 적 꿈이었던 애니메이터와 패션을 접목해 한국적인 패턴을 활용한 패브릭 아이템을 만들며, 늘 꿈꾸는 삶을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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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연실 님의 혼자 사는 삶은 어떤가요?

홈 패브릭 제품들을 만들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 길로 독립했죠. 한국적인 패턴의 패브릭과 잘 어울릴만한 구옥 주택을 마련하고, 제 취향과 철학을 고스란히 녹인 공간으로 완성했어요. 주택의 장점 중 하나는 땅과 가까이 붙어 있다는 것인데요.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충만해 늘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창문을 열면 초록초록한 나무와 정겨운 골목이 반겨주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건 덤이랍니다. 


보통 혼자 살면 심심하거나 외로운 적이 없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요. 전 취미가 다양하고 늘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음악 감상, 독서하기, 전시회 가기, 애니메이션 보기, 패션 일러스트나 민화 그리기, 헬스, 러닝, 수영, 등산 등 퇴근 후나 쉬는 날 위에 나열한 것들을 돌아가며 해요. 늘 배우면서 진정으로 즐기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꽤 들어요. 혼자 잘 사는 팁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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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된 계기를 말해주세요.
아주 어릴 때부터 사극 드라마를 보며 늘 한복과 한옥 등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빠져 있었어요. 간결하고도 담백한 미를 느낄 수 있었거든요. 부드럽고 온화함 속에 담긴 단단한 중심과 강인함도 인상적이었고요.


그런 느낌을 제 브랜드에 담았어요. 특히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패턴화한 후 침구류, 커튼, 쿠션 커버 등 패브릭에 적용했는데요. 전통 문양 특유의 예술성과 아름다움을 모티프로 텍스타일 패턴을 디자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도 한국적인 미감을 담게 되더라고요. 차분하고 은은하게 표현한 문양으로 채운 공간은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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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신경 써서 꾸민 구석은 어디인가요?
아늑하고 안락하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을 담뿍 담은 거실이에요. 홀로 휴식을 취할 때는 치유의 공간으로, 가끔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때는 온전히 집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죠. 특히 가구 선택이 중요했는데요. 좌식 소파와 방석, 좌식 테이블을 놓아 빙 둘러앉을 수 있도록 했지요. 곳곳에 은은한 조명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요. 편안한 등 쿠션이 매력적인 모듈 좌식 소파는 집에 오신 모든 분들이 탐내는 아이템인데요. 한국적인 패턴, 전통적인 오브제들과 맞춤인 듯 어우러져 인테리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답니다.


원래는 누군가를 초대하고 대접하는 것을 꽤 귀찮게 여겼는데, 거실을 의도한 대로 꾸미고 나니 친구들과 가족들을 초대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이 공간에서 음식을 대접하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작은 선물을 드리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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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작업실도 있더라고요.
작업실은 패턴 디자인에 필요한 모티프를 스케치하거나, 취미인 민화를 그리는 공간이에요. 스케치한 작업이나 영감의 원천이 되는 사진 자료들을 수집해서 직접 만든 액자 틀에 붙여놓고 다음 작업을 구상하곤 하죠. 공간이 협소한데 시야가 넓어 보이기를 원했기에, 책상을 대각선으로 두어 거실을 바라보며 작업할 수 있도록 했어요. 책상과 액자는 DIY 제품을 구매해 직접 우드 컬러를 칠하고 조립했는데요. 그래서 작업실에 더욱 애착이 가요.




👀 한국적 감수성과 운치를 발견하는 취미

민화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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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채운 아이템 중 연실 님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나전칠기 반닫이문갑이에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무려 3개월 동안 검색하다가 드디어 마음에 드는 제품을 만났죠. 중고품으로 올라온 나전칠기 가구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디자인이 예쁘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발견한 두 가구. 검은색 옻칠 바탕에 영롱한 바다의 빛을 품은 자개 장식이 아름답게 수놓아져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또 패브릭 제품 중에는 제 브랜드의 모시 대방석이 특별해요. 한국적이면서도 봄 여름철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모시 소재와 제가 개발한 패턴 소재를 매치했어요. 모시 소재 자체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제품 효율을 높인 디자인을 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완성했는데요. 역시 오랫동안 고민하고 특별함이 묻어나게 완성한 제품은 고객분들이 먼저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제 홈 패브릭 제품 중에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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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제 브랜드 '애리키스'를 한층 더 성장시키는 게 목표인데요. 에코백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에서 시작해 홈 패브릭 브랜드로 확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의류, 잡화, 문구류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한국적인 콘셉트의 SPA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꿈의 방향에 맞춰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굳건하게 걸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자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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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시호재&시차(@cafe_sicha)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 저는 혼자서 충전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성향이라 조용히 힐링할 수 있는 자연 속으로 가곤 해요. 제가 자주 가는 곳은 경북 칠곡군에 위치한 카페 '시호재&시차'(@cafe_sicha)예요. 멋스러운 건축물과 넓은 정원이 있어 모던하면서도 한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연숙 | 영상 연주 | 자료제공 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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