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작업과 생활공간의 확실한 구분


[1인가구 집구경 사쿠라이 마리아 SAKURAI MARIA] 매일 집 안에서 출퇴근하는 1집러는 집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철저하게 작업공간과 생활공간을 분리했어요.

평일에는 작업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주말에는 휴식을 위해 생활공간에만 주로 머무르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마리아 1집러! 그의 특별한 구석을 만나봐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마리아(@easy_happy_step)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돈이 없어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매력에 전단, 달력, 신문지 등에 계속 무언가를 그렸어요. 그것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제 주된 관심사는 ‘소수자’예요. 세상이 정한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콘셉트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작품 속 캐릭터의 무표정은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의 감정에 공감하기 위한 것인데요. 모든 사람이 사랑을 품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님의 1인 라이프가 궁금해요.

열다섯 살에 부모님과 떨어져 할아버지를 간병하며 지냈어요. 할아버지와 둘이 살았지만 사실상 혼자 사는 것과 비슷했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그림 그리고, 책 읽고, 영화나 음악을 즐겼어요. 그때 그 시간 속에서 좋아하게 된 작가와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아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실질적 독립을 하게 되었는데 할아버지도 제 꿈을 응원해 주셔서 웃으면서 헤어졌어요. 


목욕을 좋아하는 저에게 혼자 살아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목욕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작업하며 피곤할 때 자주 목욕하는 편인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 못 하므로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돼요. 



집 안에 작업실을 만든 이유와 의미가 궁금해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매일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생활과 작업을 위한 공간을 철저하게 구분해 두었어요. 작업공간에는 화구와 책, 작업에 필요한 자료와 책상만 배치했어요.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작업공간에서는 식사는 물론 친구와의 전화, 잡담, 잠깐 눈을 붙이는 행동도 하지 않아요. 취미용 물건도 두지 않고 물감이 흩날려도 청소 걱정이 없도록 바닥에 매트를 꼼꼼하게 깔아두었죠. 이렇게 공간을 구분해 둔 덕분에 지난 5년간 매일 한결같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공간을 즐기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나요?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하는데 보내요. 청소를 거의 하지 못하죠. 그래서 주말에 반드시 대청소를 해요. 평일의 대부분을 작업실에서 보내기 때문에 생활공간에서는 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거나 식사만 하죠. 하지만 주말이면 상황이 역전돼요. 토요일과 일요일엔 생활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작업실에는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아요.



공간 곳곳에 다양한 아이템이 있어요. 그중 최애템은 무엇인가요?

동네 장애인 시설의 장애인들이 만든 돼지 오브제에요. 작업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동네를 산책하다가 장애인 시설에서 하고 있는 플리마켓을 보고 우연히 들어갔어요. 다양한 수공예품이 있었고 퀄리티도 좋아서 정말 재미있게 구경했죠. 도자기 코너에서 접시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이 돼지 오브제를 보게 되었고, 만드는 것에 대한 순수한 기쁨이 느껴져서 바로 구매했어요. 



가장 애착이 가는 본인의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2024년 1월에 발표한 작품 <우리가 있는 곳>을 소개하고 싶어요.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거처, 사는 곳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작업한 작품이에요. 넉넉한 분위기,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강인함을 담아내려고 했는데 의도대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제 작업에는 들쭉날쭉한 윤곽선이 많은데 이게 제 작업의 특징이라 할 수 있죠. 볼펜 구조에 관심이 많았고 볼펜의 긁어내는 듯한 선에 매력을 느꼈어요. 이 부분을 과장되게 그리다 보니 저 작품 속 윤곽선이 탄생했죠. 


사진 제공 @ttokmd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다마 미술대학 도서관을 추천해요. 예술 서적부터 해외 잡지, 영화도 많이 소장하고 있고 일반인들에게도 오픈된 공간이에요. 무엇보다 아치형 노출 콘크리트의 건축물이 매우 아름다워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저는 도서관에서 책을 몇 권 빌려 근교 마을의 온천 료칸에서 하룻밤을 묵기도 하는데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해요. 



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선영 | 영상 연주 | 자료제공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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