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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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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재관람

사실 에디터는 굉장한 영화 광이라던가 애호가는 아니다. 궁금한 최신 영화 보러 영화관 가는 정도? 또는 남는 시간에 왓차나 넷플릭스를 켜서 영화를 보는 정도랄까. 맘에 드는 영화가 있으면 몇 번이고 돌려 보긴 하지만 대부분 재생 시켜놓고 딴짓을 하곤 하지. 그런 내가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3번 이상 관람한 영화가 바로 <보헤미안 랩소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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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론가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다. 그래서 여느 칼럼처럼, 영화에 대해 깊은 지식을 전달 하진 못하지만, 분명 나와 비슷한 이유로 퀸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이 있을 거란 생각에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 킬포를 짚어 볼 참이다.
세상 힙했던 ‘We wil rock you’, ‘Another one bites the dust’, ‘Killer queen‘등 퀸의 명곡들을 플레이하며 우리 같이, 다시 한번 영화의 여운을 곱씹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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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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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 역의 라미 말렉이 입은 저 티셔츠 너무 귀엽다!
영화란 자고로 보는 재미가 있어야 제맛 아니겠는가. 기본적으로 연출이나 스토리들이 탄탄해야겠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그 시대 속에 들어와 구경하는 느낌을 주는 의상이나 인테리어 등의 디테일함에 나는 마음이 동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영화를 보며 눈 돌아갔던 것이 프레디 머큐리의 패션. 지금 어딘가에 저런 옷이 판매한다면 나는 당장 사 입을 용의가 있다. 그럴 정도로 내 눈엔 참 멋있는데, 패션이란 게 백번 설명하는 것보단 한번 보는 것이 더 와닿으니 사진으로 대신한다. 영화 속의 패션 모두 그 당시 프레디 머큐리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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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있게 입고 오느라 늦은 거라면 이해가 될 것 같기도.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가는 길에 입었던 가죽 재킷과 선글라스, 녹음 스케줄에 지각했지만 그 지각이 용서될 것 같던 일명 빽 바지 착장, 퀸 멤버들과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에서 그들의 싸움보다 더 눈에 띄었던 스트라이프 티셔츠, 기모노를 연상시키는 로브 그리고 무대 위에서 신고 나오던 아디다스의 헤라 클래스까지. 왜 이렇게 예쁜 것만 입고 신고 등장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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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이지 않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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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눈물샘 버튼, 라이브 에이드 장면
‘We are the champion’이 이렇게 슬픈 노래였나. 이 곡이 흐르면 청승맞게 울컥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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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와 메리 오스틴 역을 소화했던 라미 말렉과 루시 보인턴은 실제 연인이 되었다고 한다.
근데 두 번, 세 번 이 영화를 반복하면서 더욱 마음에 와닿던 것이 프레디와 메리의 관계를 표현하는 장면들이다. 그녀를 생각하며 쓴 곡인 ‘Love of my life’가 배경으로 흐르며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프레디가 전화를 걸어 아기처럼 메리의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장면들은 마음을 쿡쿡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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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와 메리의 아이,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
TMI지만 프레디와 메리는 연인 관계를 정리하고도 프레디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했다고 한다. 연인이 아니면 어떤가. 함께 살지 않으면 어떤가. 좋은 사람은 쉽게 얻을 수 없다. 가장 따뜻한 이야기는 그런 사람에게 들을 확률이 높고. 프레디가 메리를 축복해줬던 것 처럼. 프레디는 한 인터뷰에서 메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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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프레디와 메리. 사진에서도 애정이 느껴진다.
“내가 베푼 만큼의 사랑을 내게 돌려준 존재는 딱 둘뿐이다. 오랜 시간 내 연인이였던 메리와 내 고양이 제리. 난 세상의 온갖 문제를 다 끌어안은 것 같지만 메리와 고양이 제리만 있으면 견뎌낼 수 있다. 메리는 우리 집에서 2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산다. 요즘도 메리를 매일 만나는데, 그동안 그래왔던 것만큼 메리를 좋아한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순간까지 메리를 사랑할 것이다. 우린 아마 함께 늙어가겠지.” 어느 것 하나 일반적이지 않은 둘의 관계는 가슴이 아프기도 아름답기도 하다. 세상에는 설명하지 못하는 사랑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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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은 참지 않아

라이브 에이드 공연 당시, MBC 중계방송. 소개부터 가사 번역까지 엉망진창인데 자막 폰트가 너무 당당해서 웃기다.
퀸 덕질(덕질이라기엔 너무 거창한 것 같기도)을 시작한 이들의 순서를 보니, 영화를 봄→ 유투브에서 온갖 퀸 TMI를 접함 → 퀸의 앨범을 하루 종일 들음 → ‘마마~우우우’가 머릿속으로 자동 재생됨(그 다음 부분부터 가사를 잘 모름) → 과장 조금 보태서 현생 불가, 퀸 앓이 등으로 표출됨. 이런 식이다.
팀을 나가는 것 자체가 지는 일이니까 싸워도 누구도 탈퇴하지 않는다는 프레디 머큐리의 인터뷰.
나 역시 트위터, 유튜브, 커뮤니티의 파도를 떠다니며 그들의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돌 덕질하는 친구들이 이런 기분인 걸까? 퀸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고 귀엽기도 하다. 그리고 곱게 나이 든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를 보면 뭔가 마음이 찡하다. 프레디 머큐리가 20대, 30대, 40대에 부르는 ‘Bohemian Rhapsody’ 라이브 비교 버전 영상도 시간이 되면 꼭 보길 바란다. 나는 30대 버전이 참 좋더라. 그가 50대, 60대가 돼서도 ‘Bohemian Rhapsody’를 팬들에게 들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최애 영상 중 하나. 더 멋진 영상은 유튜브에 많이 올라와 있다. 참 좋은 세상이야.
영화에도 나왔지만 BBC에서 멤버들이 원치않는 립싱크를 시켰을 때 억지로 하며 영혼 가출한 그들의 모습은 너무 웃기고, 기자들의 무례한 질문에 사이다 발언을 날리며 참지 않는 모습은 매우 쿨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는 요즘 시대에 데뷔했으면 팬 조련 왕으로 등극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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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퀸!
나는 가끔씩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과연 있을까?’, ‘그런 건 없지’ 라고 혼자 자문자답 하곤 했다. 근데 이 영화를 보곤 마음이 바뀌었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예컨대, 그들이 주는 여운처럼. 근데, 사실 그들의 음악이 너무 좋기도 하잖아. 오늘도 퇴근하고 스크린 엑스 버전으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러 갈 예정이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내리기 전까지, 총 5번 정도는(스크린 버전 별로) 봐줘야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나를 보고 친구들은 지독하다고 했지만, 좋은 걸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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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최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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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매거진 
Updated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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