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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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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미식

셰프가 사랑하는 계절 식자재로 만든 요리

가을의 서늘한 한기가 차오르기 시작하면 산해진미가 지천이다. 땅의 단단한 기운과 햇살의 적당한 열기, 바다의 차가움과 가을 공기의 선선함을 머금은 이 계절의 다채로운 재료들은 미각은 물론, 몸과 마음까지 채워주는 맛있는 보약이 된다. 그 풍성한 재료를 이용해 셰프 4인이 가을빛 흠씬 물든 근사한 요리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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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이 고향인 김성운 셰프가 가을을 맞아 첫손에 꼽은 식자재는 태안의 갯벌참굴에서 양식한 오솔레굴과 주꾸미. 오솔레굴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 해수면이 가장 낮아지는 간조에 햇살을 가득 받고 자란 굴이라 산뜻하면서 은은한 향을 머금고 있다. 또 김성운 셰프는 산란기인 봄 주꾸미보다 알을 품고 있지 않아 더 야들야들한 가을 주꾸미를 최고의 가을 별미 중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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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세비체

굴은 찜솥에 넣고 2분간 찐 후 차가운 물에 식혀서 레몬 오일에 매리네이트해 비릿한 맛을 없앤다. 여기에 요구르트와 레몬주스, 꿀, 허브 오일을 섞어 만든 요구르트 허브 드레싱을 뿌리면 한층 부드러우면서 산뜻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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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감자를 곁들인 주꾸미구이

주꾸미는 뜨거운 물에 데친 후 그릴에서 잘 굽는다. 이때 구운 주꾸미 위에 고추 파우더를 뿌리면 고추장주꾸미구이 같은 매콤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익힌 감자에 짭조름한 초리조 햄과 올리브유를 넣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섞은 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주꾸미를 욜려 낸다. 김성운 셰프만의 요리 팁은 감자를 체에 넣고 거르듯이 거칠게 으깨 갯벌 자갈 같은 느낌을 주는 것. 한층 포슬포슬한 식감을 살린 감자와 곁들여 먹는 주꾸미구이가 별미 중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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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식자재는 평소에 먹는 한식 밥상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는 김민지 셰프는 맛과 영양이 듬뿍 담긴 재료를 골라 별미를 선보였다. 하나는 뿌리채소찜으로 담담한 맛과 독특한 식감이 씹을수록 매력적이다. 이즈음 맛과 영양이 최고조에 달하는 뿌리채소는 땅의 온기를 품고 있어 몸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또 하나는 버섯과 밤, 대추 등을 넣어 만든 별미 영양밥이다. 이 재료들을 더해 지은 밥은 반찬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맛깔스럽고 든든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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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채소찜

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연근과 우엉, 마, 래디시를 이용했다. 두부를 으깨어 찜통에 먼저 넣은 후 채 썬 우엉과 마, 연근, 반으로 자른 래디시를 함께 넣고 찐다. 우엉은 식초 물에 담갔다가 쓰면 갈변 현상이 없고, 연근은 찔 때 색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먼저 간장에 넣고 조린다. 래디시도 찐 후 식초물에 담갔다가 쓰면 붉은 빛깔이 더 잘 살아난다. 이때 불린 찹쌀을 넣고 같이 찌면 채소가 잘 어우러지며, 온도 유지와 코팅 효과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참깨와 포도씨유, 진간장, 양파, 설탕을 믹서에 갈아 만든 참깨 소스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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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과 밤, 대추를 넣은 영양솥밥

솥에 30분간 불린 쌀을 넣고 새송이버섯과 건표고버섯, 팽이버섯, 깐 밤, 대추, 은행 등을 올린다. 센 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8분간 끓인 다음 10분간 뜸 들이면 완성. 새송이버섯은 칼을 대지 말고 손으로 찢는 것이 좋고, 건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30분간 불린다. 팽이버섯은 4cm길이로 자르는 게 먹기 좋으며, 이들 버섯은 쌀에 넣기 전 먼저 볶거나 데치면 쫄깃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여기에 진간장과 물을 2:1비율로 섞은 후 구워서 부순 김과 다진 대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은 양념장을 곁들여 쓱쓱 비벼 먹으면 없던 입맛도 생길 정도로 단연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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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제철 과일을 이용한 쿠킹 북 <프룻츠 레시피>를 출간한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 연구가인 김윤정은 가을 과일의 대표라 할 만한 감과 사과의 다채롭고 맛있는 변신을 보여줬다. 가을 단감은 한층 당도가 높고 아삭할 뿐 아니라, 비타민 A와 Crk 풍부해 피로 해소와 감기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가을빛을 가득 머금은 듯한 붉고 싱싱한 홍옥도 유난히 달고 맛있다. 감은 디저트나 간식으로 좋은 파이로, 사과는 아침의 빈속을 채워주는 따뜻한 수프로 만들어 즐겨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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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파이

단감 특유의 달콤함을 한층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고운체에 두 번 내린 박력분에 무염 버터, 소금, 찬물을 넣고 반죽한 파이 반죽을 냉장고에서 1시간 정도 휴지시킨다. 단감을 썰어 레몬즙과 설탕, 계핏가루, 레몬 제스트를 넣고 버무린 후, 얇게 민 파이 반죽 위에 올려 오븐에 구워 낸다. 이 때 파이 반죽의 가장자리를 안쪽으로 접어 속을 잘 감싸되 완전히 오므리지 않아야 모양이 예쁘게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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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고구마를 넣은 사과 수프

홍옥에 밤과 고구마를 넣고 끓이면 더 달큼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살아난다. 냄비에 버터와 밤, 고구마를 넣어 중간 정도 익도록 볶다가 사과를 넣어 볶은 후 우유를 붓고 한소끔 끓인 다음 믹서에 곱게 간다. 다시 냄비에 붓고 약한 불에서 뭉근하게 끓이다가 기호에 따라 꿀과 소금으로 간한다. 반달 모양으로 얇게 썬 사과와 생크림으로 장식하거나, 계핏가루를 뿌리면 근사한 수프 한 그릇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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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압구정동에 지중해풍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이타카’를 오픈한 김태윤 셰프는 가을 미식 식자재로 다채로운 버섯과 밤호박을 꼽았다. 전국의 시장을 찾아다니며 질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그는 가을의 풍미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괴산의 청천시장과 홍천의 중앙시장, 영동 상촌면의 상촌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강인한 가을 향기를 품은 다양한 버섯을, 철원 고려농장에서 자연의 맛을 그대로 담은 유기농 밤호박을 공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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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종과 산초 열매로 맛을 낸 쇠고기모둠버섯볶음

쇠고기는 굴 소스와 간장, 소홍주(또는 화이트 와인이나 정종), 소금, 후춧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에 15분간 재운 후 옥수수 전분을 묻혀 튀기듯이 볶는다. 표고버섯, 만가닥버섯, 까치버섯, 황금송이, 목이버섯 등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 다양한 버섯과 녹색일 때 따서 식초를 넣고 7일 이상 절인 산초 열매, 마늘종, 생강을 볶다가 볶은 쇠고기와 소스를 넣어 다시 한번 빠르게 볶는다. 이때 넣은 소스는 간장과 참기름, 옥수수 전분, 화이트 와인 비니거(또는 식초), 치킨 스톡, 소홍주 등을 섞어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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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방법으로 조리한 밤호박과 페타 치즈를 곁들인 닭다리구이

김태윤 셰프는 두 가지 방식으로 호박을 조리해 입체적인 맛을 냈다. 씨를 제거하고 포일에 싸서 오븐에 구운 호박의 과육으로 퓌레를 만든 후 다시 블랙 카르다멈을 갈아아 넣어 데우면서 카르다멈 단호박 퓌레를 완성한다. 이때 치킨 스톡과 생크림으로 농도를 맞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웨지 모양으로 자른 단호박을 노릇해질 때까지 튀긴 다음 발효 쌀식초에 마늘, 소금, 설탕을 넣어 섞은 식초 용액에 담가 매리네이트한 단호박 스카페체, 새콤하면서 짭조름한 호박 절임이다. 접시에 이 두가지 단호박 요리를 담은 뒤 바삭하게 구운 닭 다릿살을 올리고 페타 치즈를 뿌린다. 텍스처가 서로 다른 두 가지 호박 요리 덕분에 닭다리구이의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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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디자이너 윤성민
이정주
출처 행복이 가득한 집 11월호

행복이가득한집
생활을 디자인할 때 더 커지는 행복 
Updated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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