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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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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10인의 여행기 (1)

출판, 광고, 패션,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와 다양한 매체에 적용되며 일러스트레이션은 여전히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의 가장 큰 효과는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 결과로서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이를 생각해내는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 소개할 일러스트레이터 10명의 작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들로, 각자가 생각하는 ‘여행’을 테마로 한다.


키미앤일이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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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모네와 아침 아네모네가 있는 식탁에서 하는 아침 식사. 꽃을 살 마음도, 꽃을 돌볼 여유도 없어질 때는 여행지에서 꽃을 사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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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호텔 가상의 호텔인 바게트호텔에서 묵는 투숙객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의 한 부분이다. 조용한 일상의 단면을 그렸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스튜디오 키미앤일이에서 그림을 그리는 김희은이다. 개인 작업과 함께 그림책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 흥미로운 협업을 하고 있다. 나만의 그림을 찾아가는 중이기도 하다.

본인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원하는 것이 늘 모두 표현되지는 않지만 그림 속에 들어가는 오브제 하나하나에 나만의 의미를 담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교훈적인 내용도 아니고 딱히 시사하는 바도 없기 때문에 그냥 생각 없이 봐도 좋을 것 같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좋아하는 음악, 영화, 흥미로운 대화다. 음악이나 영화는 수없이 반복해서 청취, 시청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듣거나 오랫동안 보고 또 보았던 영화를 보면 당장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그것을 향한 부러움을 동반한 영감이랄까).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영감을 준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그림을 많이 그리고 싶다. 몇 년간 작업해오면서 쌓인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서 전시를 열고 싶다. 정말로 그리고 싶은 것들을 끄집어내서 그려볼 생각이다.



최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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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와를 위한 웹 홍보 일러스트레이션 독일의 여행용 가방 브랜드 리모와와 여행을 주제로 작업한 그림 3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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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하는공 Sprinting Balls Ⅰ <칸 퍼레이드: 깨무는 칸들>에 전시한 그림. 빠르게, 혹은 어쩌다 탈주하게 된 공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최지욱이다. 일상을 낯설게 묘사하거나 비현실적 풍경을 납작하게 표현하며, 대상에 대한 설명을 최소화하고 상황과 구도를 이용해 뉘앙스를 만드는 작업을 지향한다.

본인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빼곡한 요소에 비해 공간이 단순하고 납작하다는 것이 일차적으로 눈에 띄는 것 같다.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을 상황을 만들어 표현하기를 즐기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낯선 풍경이나 우연히 보는 사진에서 영감을 받을 때가 많다.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시각적 자극을 받으면 이상하게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보통은 본 것과 전혀 연관 없는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 같지만.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항상 이 질문에 책을 내보고 싶다고 답했는데, 현재 소소한 책을 준비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요즘은 기획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스스로 만들어낸 책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3D를 익혀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도 있다.



김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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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good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순간의 충동적인 바람에 그치고 만다. 벽에 붙인 타일에는 어느 여유로운 해변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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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대비되는 작은 화장실. 욕조 속 여자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어쩌면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한 공간이다. “I’m good(나는 괜찮아).” 그녀는 생각한다. 아마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정말 괜찮거나, 실은 괜찮지 않거나. 익숙한 공간에서 나름의 ‘여행’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어쩌면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당신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자기소개를 해달라.
내러티브 아트narrative art를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지예라고 한다.

본인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모순적인 느낌이랄까. 진지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거나, 동적인 에너지를 차분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는 등 극과 극을 결부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을 작업할 때는 ‘지루하지 않은 것’, ‘그림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메시지가 있는 것’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담으려 한다. 평소 그림을 그릴 때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서양적이지도 동양적이지도 않으며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이지도 않은 중성적인 스타일을 선호한다. 색을 사용하는 데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유독 먼지가 낀 것 같은 톤과 질감을 좋아하게 되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새로운 주제와 콘텐츠를 다루며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늘 꿈꿔왔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단편 이야기를 묶어낸 옴니버스 형식의 책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꾸준히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



황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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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의 장편소설 (은행나무 출판)의 커버 일러스트레이션 바이러스로 뒤덮인 마을에 홀로 남은 소녀의 고군분투와 성장에 관한 내용이다. 마을과 소중한 이들을 구하려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긴 여정과도 같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분위기와 느낌을 담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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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스튜디오 ‘소목장세미’에서 열린 요리 행사 포스터 행사에서 선보일 메인 요리의 사진을 받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비현실적 존재들이 넓은 테이블 위를 거니는 모습을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 모습이 마치 불시착한 여행자들이 어딘가로 향하다 멈춘 것처럼, 그리고 여행할 때의 마음처럼 불안정하고도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보이길 바라며 일러스트레이션을 표현했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하는 황로우다. 개인 작업부터 상업 일러스트레이션, 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본인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타인이 아닌 나의 초창기 작업을 지금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비교 대상으로 삼고 싶다. 지금의 작업은 이전에 비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껴주었으면 하는, 혹은 클라이언트에게 요청받은 비언어적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작은 디테일 표현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주로 꿈이나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는다. 최근은 산책을 하며 계절과 색감, 공기와 향 등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작업에 좋은 영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지면이나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활용품 등의 제품이나 건물 내 디스플레이, 식품과 관련된 작업을 해보고 싶다.



윤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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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ical Falls in the Endless Summer 언젠가부터 겨울만 되면 여름의 나라로 떠나고 싶어졌다. 파도와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곳. 바다와 색색의 이국적인 과일, 그리고 끝나지 않는 여름 안의 휴가를 떠올리며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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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포스터 시리즈 홍콩을 여행하며 인상 깊었던 다섯 가지를 뽑아 포스터 작업을 했다. 이 중 ‘Forgotten Cinema’는 홍콩 곳곳에 숨겨져 있는 영화와 관련된 추억을 그린 것이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서울이라는 중심점에서 세계라는 원을 그리며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물, 음악, 감정선과 같이 흐르는 것에 관심이 많고 시간의 숫자에 민감하다. 가시화되지 않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체화된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본인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다소 엉뚱할 수도 있는 상상을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도 있게 펼쳐내는 점이 아닐까 싶다. 나의 작업은 규정되어 있는 경계를 흐리면서 그 사이로 재미나게 줄타기하는 놀음이다. 현실과 환상, 비극과 희극, 성인의 색기와 아이의 순진함, 인간과 동물의 모습처럼 서로 반대되는 개념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면서 진부하지 않은 형태와 이야기, 색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바로 주변에 있는 것, 직접 겪거나 보았던 일에서 영감을 받는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요리를 하다가, 혹은 웃긴 것을 보다가 그리고 싶은 무언가가 떠오른다. 일상에서 재미있거나 귀엽다고 느끼는 포인트, 혹은 마음이 떨리는 느낌을 잘 기억해두는데 그런 것들을 대략 스케치로 메모해두었다가 그림 재료로 쓴다. 가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소설이나 시, 노래 가사를 뒤적여보기도 한다.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시 같은 경우는 단어와 단어가 나열되면서 생기는 공간이 있는데 그 틈에서 그리고 싶은 게 떠오르기도 한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도전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이제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앞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내가 만든 이미지를 확장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2D에서 스틸로 고정된 이미지를 움직이게 한다든지, 그 이미지를 공간에 입체적으로 적용한다든지, 나 혼자는 이룰 수 없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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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김민정
출처 월간디자인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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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디자인을 기록 중 
Updated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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