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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출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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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출력하다

3D 프린팅의 세계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만드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지녔다”고 언급한 3D 프린팅 기술. 당시 무너져가는 미국 제조업을 일으킬 미래 핵심 기술로 언급한 것이지만, 그동안 기술은 제조업의 경계선을 한참 넘어섰다. 일상까지 다가온 3D 프린팅 세계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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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rastructure
대형 프린터로 만드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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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3D Printed Bridge Top View
초기 3D 프린터는 경화성 소재인 플라스틱을 주재료로 사용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다양한 재료를 개발한 덕분인데, 그런 의미에서 ‘MX3D’는 획기적인 산업용 프린터다. 팔 모양의 로봇형 프린터인 MX3D는 크기 제한이 거의 없는 데다가 금속 재료도 출력할 수 있다. 노즐을 통해 나오는 금속 소재를 쉼 없이 용접하며 축적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만든다. 실제 암스테르담 운하에 설치할 금속 다리를 이 프린터로 제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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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3D Printed Bridge Detail 3
요리스 라만 랩에서 디자인을 맡은 최초의 3D 프린트 다리는 길이 12.5m, 너비 6.3m 규모로 2019년에 완성돼 레드 라이트 구역에 놓일 예정이다. 기존의 다리 설계 방식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곡선과 패턴 디자인이 특징이다. 막대한 자본과 노동, 시간이 들어가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데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당장은 다리 하나를 만드는 것뿐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상하수도, 공항, 항만 등 기반 시설을 3D 프린터로 빠르고 저렴하게 ‘뽑아낼’ 수 있다면, 더 아름다운 디자인을 입힐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다른 모습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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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요리의 개념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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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잉크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3D 프린팅 샐러드
‘음식을 굳이 출력할 필요가 있을까’싶기도 하지만 외식산업 분야에도 재미있는 3D 프린터활용 사례가 있다. 네덜란드 3D 프린터 제조업체 바이플로우byFlow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음식, 식기, 가구까지 모든 요소를 3D 프린팅 출력물로 만든 레스토랑 ‘푸드잉크 Foodink’를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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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플로우의 ‘포커스 3D 푸드 프린터’로 음식을 출력하는 모습
식기, 식사 도구 등은 그렇다손 쳐도 음식을 프린터로 출력한다니, 많은 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프로젝트였다. 음식은 신선한 식재료를 잉크 상태로 바꾸어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식감은 다를 수 있지만 실제 재료와 같은 맛을 내고 다양한 모양의 음식을 만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식음 세계를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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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으로는 하기 어려운 독특한 플레이팅이 가능하다.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은 지금까지 런던,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였고, 미국, 남아메리카, 두바이, 로마 등을 거쳐 서울도 찾아올 예정이라고. 아직 정확한 장소와 시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푸드 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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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소재와 크기의 다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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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 라만(b.1979) , 2014
조형예술 분야에서도 일찌감치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왔다. 구상한 형태를 물리적 형상으로 ‘뽑아낼’ 수 있으니 빠르게 기술을 활용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가장 유명한 작가는 네덜란드 출신의 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으로, 그는 2006년부터 3D 프린터를 이용한 ‘본 체어Bone Chair’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해 디자인, 예술 분야의 주목받는 스타로 등극했다.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재, 제작 기술, 3D 프린터를 개발하며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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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안 플로레아의 ‘3D 프린트 포드 그란 토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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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angju Gazebo’ by Michael Hansmeyer
그 말고도 2017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광주 가제보Kwangju Gazebo’를 선보인 건축가 미하엘 한스마이어Michael Hansmeyer나 미국의 이오안 플로레아Ioan Florea 같은 작가 역시 기술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 주목받은 이들이다. 출력할 수 있는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창작의 세계도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금속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주형을 만드는 데만 3D 프린터를 사용하던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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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하루 만에 집, 한 달 만에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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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SXSW에 등장한 ‘3D 프린트 홈’
미국 최대의 음악·예술 축제 중 하나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South by South West(SXSW)’. 올해 역시 수많은 아티스트의 공연 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 색다른 뉴스가 이목을 끌었다. 비영리단체 뉴 스토리New Story와 건설 기술 회사 아이콘Icon이 SXSW 2018에서 선보인 ‘3D 프린트 홈’이 바로 그것이다. 겨우 2㎡ 남짓한 이 집은 개발도 상국에 저가의 튼튼한 보금자리를 다수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초소형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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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퓨처 파운데이션의 ‘미래 사무실’
시멘트를 소재로 사용해 안전하고, 24시간 만에 한 채의 집을 완성할 수 있다. 아이콘은 1000만 원으로 이 콘셉트 하우스를 완공했고, 향후 400만 원대로 비용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이런 소규모 건축물만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바이의 왕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주도로 진행한 ‘미래 사무실The Office of the Future’ 프로젝트는 19일 만에 완공한 36×12m² 크기의 사무용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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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퓨처 파운데이션 사무실로 이용 중인 건물 내부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그는 “2030년까지 두바이 내 신규 건축물의 25%를 3D 프린팅 건축 기술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건설 분야의 기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주택난이 심각한 국내 사정을 생각하면 3D 프린터로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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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인공장기 시대의 서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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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링크Cellink의 바이오 3D 프린터 ‘바이오Bio X’
의료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깁스나 의수, 의족 같은 의료 보조 기구는 웹상에 여러 도면이 공유되고 있어 가정용 프린터로도 출력할 수 있을 정도. 실제 의료 현장에도 경쟁적으로 기술 도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성공 사례가 있는 3D 프린팅 두개골 이식은 미국, 스웨덴, 독일, 영국 등 유럽 의료계에서 실제 활용하고 있다. CT 촬영을 통해 얻은 두개골 결함 부위에 맞게 노출 부위를 덮을 수 있는 ‘인공 두개골’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이식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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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빌 디자인Evil Design 스튜디오의 3D 프린트 깁스 ‘코르텍스Cortex’
플라스틱, 레진 등 기존의 경성 소재를 활용한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최근에는 바이오 잉크를 재료로 생체 조직을 출력하는 바이오 프린트 기술이 의료계의 핵심 화두. 심장이나 혈관, 간 등 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인공장기 출력에 성공한 바 있다. 단순히 형태를 본떠 출력하는 수준이 아니다. 미국의 바이오 3D 프린팅 스타트업 ‘바이오라이프4D’는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실제로 박동하는 인공 심장을 개발 중. 소재 안전성 문제로 의료 현장에 널리 적용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머지않아 ‘장기 기부’라는 개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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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ort
작은 부품에서 차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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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차세대 엔진에 사용하는 연료 노즐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의 운송 기기는 대표적인 제조 산업 분야다. 3D 프린팅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처음 대두한 것도 제조업으로, 자연스럽게 이 기술을 현장에 도입했다. 가장 선도적인 기업 중 하나는 제너럴 일렉트릭(GE). 2016년 인도에 문을 연 차칸Chakan 공장은 산업용 3D 프린터 설비를 적극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다. 차세대 비행기 엔진을 제조하는 데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연료 노즐을 전량 3D 프린터로 생산해 업계에 큰 뉴스가 되었다. 이 작은 부품의 생산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항공기 1대 제작에 드는 비용을 32억 원가량 절약할 수 있었다고. 이렇게 작은 부품을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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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메이커와 XEV의 합작으로 완성된 ‘LSEV’.
중국의 3D 프린팅 소재 회사 폴리메이커Polymaker는 이탈리아 전기자동차 회사인 XEV와 함께 2019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LSEV’를 론칭한다. 1년 후면 프린터로 출력한 차가 도로를 누비게 되는 것이다. 루오 샤오판Luo Xiaofan 폴리메이커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최초의 ‘대량생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3~5년이 걸리는 일반 자동차 연구 개발 기간 대비, 3~12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다. 생산 비용을 줄이면 이동의 개념도 달라질 것. 누가 아는가? 빠르면 5년 내에 택시 타듯 비행기를 타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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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홍정은
출처 럭셔리 7월호

럭셔리
사치가 아닌, 가치에 대한 이야기 
Updated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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