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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이 카카오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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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이 카카오를 만났을 때

인공지능으로 알아가는 음악 취향
먼 옛날, 사람들이 피처폰을 쓰고 샤기컷에 처피뱅이 유행하던 시절. ‘싸이월드’라는 게 있었다. 싸이월드 세상에는 각자 미니홈피가 있었다. 지금 페이스북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면 타임라인에 글을 써주는 것처럼, 그땐 미니홈피에 일촌평을 남기거나 방명록을 쓰면 답글을 쓰러 다른 사람의 미니홈피에 가야 했다. 의무는 아니고 일종의 매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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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미니홈피.
미니홈피는 배경음악이나 스킨을 설정할 수 있었다. 신경 좀 쓴다 싶은 애들은 유행에 맞춰 스킨을 샀다. 미니미도 시즌별로 한껏 꾸몄다. 이런 데 무심한 애들은 기본 스킨에 아바타 격인 미니미도 민소매, 반바지 차림인 채로 냅뒀다. 그런 애들조차 미니홈피 ‘브금(BGM)’은 있었다. 미니홈피에 가면 그들이 선곡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발라드파는 버즈나 SG워너비 노래를 걸었고 멋짐을 추구하던 친구들은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듀오 노래로 도배를 했다. 분위기 있는 팝송, 독특한 느낌의 J팝, 만화 주제곡까지.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도 제각각이었다. 취향을 내보일 수 있다는 것. 그건 싸이월드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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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금세 바뀌었다. 싸이월드는 저물고 페이스북이 떴다. 싸이월드를 붙들고 있기엔 사람이 떠나가 어쩔 수 없었고 결국 애정 어린 싸이월드에 작별을 고해야 했다. 그러나 싸이월드처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은 좀처럼 없었다. 카카오멜론이 반가운 이유는 서로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먼저 카카오 프로필 뮤직 설정에 들어가면 멜론에 있는 노래를 검색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설정할 수 있다. 상태 메시지 칸에 아래처럼 내가 고른 노래가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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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카톡 상태메시지에 요즘 꽂힌 노래 제목을 쓰거나 공감이 가는 노래 가사를 쓰거나 초성으로라도 본인의 기분 상태를 표현해 놓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그런다. 맞다. 내 얘기다.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 설정은 그 기능을 대신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 요즘 푹 빠진 노래가 뭔지 표시해두는 것만으로 왜 만족스러운 걸까. 프로필에 있는 노래를 누르면 누구든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멜론 이용자가 아니면 1분 듣기만 가능하다.
노래 제목으로 기분이나 내 상태를 표현할 수도 있다. 오전 11시30분, 프로필 뱃지를 바꾸려고 음악을 검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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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을 먹고 싶었지만 다수결에 굴복해 굴국밥을 먹으러 갔다.
카카오톡 대화방 하단 플러스버튼은 채팅방으로 노래를 공유할 수도 있다. 카톡 채팅방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음악 메뉴가 어느 샌가 추가돼 있다. 멜론이 광고하는 내용을 보니 카톡 대신 노래로 마음을 전하더라. 위로가 필요한 순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 같은 노래를 보낸다거나 반려자와 다투고 난 뒤 산울림의 ‘문 좀 열어줘’를 전송한다거나. 묵묵히, 그리고 묵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데는 노래 만한 게 없다.
친구, 연인에게 노래를 추천할 때도 편하다. “이 노래 한 번 들어봐”, 말하는 대신 노래를 보내면 되니까. 멜론 앱에서 검색해서 노래를 공유하거나, 유튜브까지 찾아 들어가서 좋았던 노래를 찾던 수고를 덜 수 있다.
마음을 전하는 용도 외에도 활용법은 다양하다.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을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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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치를 떨었다.
참, 멜론 이용자가 아니어도 카카오톡으로 공유된 음악은 들을 수 있다. 멜론에 따르면 보내는 사람은 멜론 이용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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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능이 또 있다. 멜론이 내놓은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로니’는 음악을 검색하고 추천해준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카카오멜론’을 찾아 1:1채팅을 누르면 로니를 만날 수 있다.
따로 설명을 읽을 필요 없이, “도와줘”라고 말하면 로니가 알아서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려준다. 로니와 톡만 해도 ‘뮤직타로’, '배달와쏭', ‘랜덤박스’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먼저 뮤직타로는 음악을 전해주는 타로 기능이다. 타로 점으로 오늘의 운세를 간단히 봐주고, ‘행운의 음악’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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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으로 일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오늘 내 행운의 음악은 Dimitri Vegas&Like; Mike, David Guetta의 Complicated(feat. Kiiara)였다.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나쁘지 않았다. 혹시 한 번 더 하면 더 좋은 운세가 나올까 싶어 또 타로를 시도했다. 아쉽게도 타로는 하루에 한 번만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랜덤박스’는 로니가 랜덤으로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는 기능이다. 로니는 “공부도 일도 해야 하는 건 많은데 집중이 안되네요(눈물)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해요”라며 이루마의 Kiss The Rain 외 9곡을 선곡해줬다. 어떻게 알았는지 뜨끔했다.
챗봇인 만큼 별 것 아닌 내용에도 대답해준다. 아직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성실한 답변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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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Yaeji’를 찾는 중이었다. 로니가 멋쩍어하니 왠지 미안해졌다.)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도 세세하게 전해준다. 좋아하는 밴드의 데뷔곡을 물었더니, 디테일한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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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되는 개인별 큐레이션이라, “내가 좋아할 만한 노래”라고 입력하면 멜론 사용 이력을 바탕으로 맞춤 선곡을 해준다. 내 취향의 콘텐츠를 굳이 찾아 헤매지 않아도 AI가 다 알려주는 셈이다. 너 이거 좋아할 것 같아. 너 이런 거 좋아하지? 하고.
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좀 있다. 너무 오랜 기간 멜론을 사용해왔던 탓에, 이력이 너무 많이 남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취향도 자꾸 선곡해준다. AI는 내가 데이터를 많이 입력해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니 ‘맘에 들어’, ‘이건 별로’ 버튼을 통해 계속 나의 새로운 취향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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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앱이 볼거리나 즐길거리 모두 더 풍성하지만 카카오멜론은 앱을 따로 켤 필요 없이 카톡을 하다 떠오르는 음악을 추천하거나 함께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벼운 멜론이라고나 할까. 챗봇을 통해 내 플레이리스트 재생도 가능하다. 카톡 앱을 나가도 재생된다. 이 대목에 별 네 개.
옛날 옛적 싸이월드 시절에는 한정된 수의 곡으로 취향을 전시했다면, 카카오멜론은 취향을 함께 또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내 취향을 알아주는 챗봇은 덤이다. 지금 이 시절은 훗날 또 어떻게 기억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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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인경 디자이너 윤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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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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