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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의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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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하는 가게 3

수집은 나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그 기준을 통과하면 자질구레한 것도 어마어마한 것으로 바뀌고 흔한 물건 속에 숨겨져 있던 디테일이 발견되며, 낡은 아름다움도 다시 살아난다. 수집의 기준이 되는 안목과 취향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늘은 수집을 매개로 한 숍 세 곳을 소개한다. 모두 매우 정교하게, 정성껏 골라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소비에서 얻는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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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연필의 디테일을 수집하는
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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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튜디오 땅별메들리가 운영하는 작은 연필 가게 흑심에는 250여 종의 연필이 있다. 대부분 1960~1970년대에 미국, 독일, 체코 등에서 생산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소품을 선보이는 땅별메들리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수집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흑심’이라는 작은 판매 공간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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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딕슨(Dixon)사에서 1950년대까지 생산한 엘도라도(Eldorado) 연필부터 단단한 심 덕분에 속기용으로 쓰던 빈티지 예루살렘 스테노(Jerusalem Steno)까지 흔하지 않은 컬렉션을 갖춘 곳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단종된 브랜드나 원하는 경도의 연필을 구해달라는 부탁부터 이런 공간을 운영해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면서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후 연남동으로 이사한 땅별메들리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우레올라, 쾌슈퍼와 함께 ‘누벨바그 125’를 운영하며 그 안에 흑심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만큼 흑심을 찾는 손님도 훨씬 많아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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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품 모두가 빈티지 또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한 번 품절되면 재입고가 쉽지 않다. 또한 이곳은 판매보다 수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전시만 하고 팔지 않는 제품도 많다. 1860년대 체코의 코이누어(Koh-I-Noor)사에서 출시한 연필이 대표적으로 이 외에도 1906년에 나온 빈티지 연필깎이, 특이한 구조와 색감의 빈티지 연필 상자, 연필 전용 캐비닛 등 곳곳에서 가치있는 소장품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판매하는 연필은 250여 종이지만 개인 컬렉션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하니, 과연 수집가다운 면모가 엿보인다.
흑심
영업시간 화~토요일(오후 2~7시)
홈페이지 blog.naver.com/08510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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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수집하는
서울콜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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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콜렉터는 한국의 근현대 생활용품을 수집한다. 기준은 분명하다. 첫째, 수집 가치가 있고, 둘째, 오랫동안 깨끗한 상태로 보관된 제품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1940년대에 서울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판매하던 꽃무늬 잔, 1960~1970년대에 세이코사나 오리엔트사에서 나온 괘종시계, 1992년 금성사에서 출시한 자개 전화기 등으로 상태와 기능 모두 온전한 것만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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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서울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제품을 수집하기에 ‘서울콜렉터’라 이름을 지었지만, 수집품 중에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물 건너 오거나 그곳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한 제품도 많다. 한식과 일식, 양식의 여러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자아내는 독특한 미감에 매료당하는 것은 물론, 당시의 시대상을 추적하며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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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남동 주택가에 위치한 서울콜렉터의 작업실 겸 스토어 ‘그들 각자의 주택’에는 우표부터 그릇, 찻잔, 시계,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수집돼 있다. 1980~1990년대 물건이 가장 많으며, 서울은 물론 일본, 방콕, 홍콩 등에서 구입한 것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 시대적 배경이 혼재된 가운데 여느 가정집처럼 꾸민 스튜디오에는 예약을 하면 2시간 단위로 임대할 수 있는 방도 있다. 이들은 앞으로 ‘서울콜렉터’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리빙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즉 서울콜렉터가 수집하는 물건과 잘 어우러지는 리빙 제품으로 단순히 유행처럼 소비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성껏 골라내고 디자인한 생활용품으로 더욱 풍요로운 삶을 제시하고자 한다.
서울콜렉터
영업시간 목~일요일(오후 1~8시)
홈페이지 seoulcollec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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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취향을 수집하는
앙 봉 꼴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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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봉 꼴렉터(Un Bon Collector)는 ‘좋은 수집가’라는 뜻이 담긴 불어와 영어의 합성어다. 프랑스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한 언니, 그래픽 디자인과 아트 디렉션을 전공한 동생이 함께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지난 3월 서촌에 작은 쇼룸을 오픈했다. 유학 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끼고 좋아한 것들, 아직까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나 아티스트의 작업을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다 실제로 이곳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섬세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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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의 작은 공방 그랜티(Grantie)에 특별 제작한 핑크색 패턴 화병과 브루클린의 디자인 스튜디오 콜드 피크닉(Cold Picnic)에서 디자인한 유니크한 러그, 앤드워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슈테파니 슈페히트(Stephanie Specht)의 포스터까지, 모두가 두 자매의 확고한 취향과 안목을 반영한 제품으로 수집하듯 사 모았다. 이 외에도 유학 시절 즐겨 찾던 서점에서 발견한 실험적인 디자인의 독일 사진 잡지 〈데어 그라이프Der Greif〉나 페루에서 대를 이어 수공예로 바구니를 제작하는 작은 스튜디오의 가방 등 판매하는 물건 대부분이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것으로 소량 입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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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텍스타일 디자인 듀오 수수(Susu)와 사키(Saki), 핸드메이드 주얼리 배배(Baebae) 등 국내 디자인, 디자이너 브랜드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 역시 모두 100% 두 자매의 취향을 반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이들 자매는 앙 봉 꼴렉터와는 별도로 ‘윈느 본느 피으(Une Bonne Fille)’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운영한다. 프랑스어로 ‘작고 좋은 물건’을 뜻하는 이름처럼 에코백, 핸드폰 케이스 같은 소품을 직접 디자인, 제작하는데 앞으로 제품군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앙 봉 꼴렉터
영업시간 목·금요일( 오후 4~7시), 토요일(오후 1~6시)
홈페이지 unboncollec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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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김민정

월간 디자인
40년째 디자인을 기록 중 
Updated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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