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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만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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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만의 것

을지로의 디자인 스폿

낡고 노후한 건물 안에 우리 나이만큼 영업을 해온 오래된 인쇄소가, 그 위엔 재기발랄한 젊은 감성의 카페가 공존하는 곳. 바로 을지로다. 을지로에 자리해서 더욱 의미 있고 멋진 5개의 공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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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커피가 맛있는 디자이너의 작업실
투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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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을지로5가에 문을 연 투피스는 그래픽 디자이너 지남희의 스튜디오이자 비엔나커피가 맛 좋은 카페 그리고 다양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5층에는 카페 겸 스튜디오가, 옥상에는 테라스 좌석과 전시장이 있는 공간으로 이름 역시 2개의 오피스라는 뜻에서 투피스라고 지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언어유희로 MS 오피스의 다양한 요소를 투피스 곳곳에 녹여냈다. 예를 들면 상호명 ‘twoffice’를 표기할 땐 워드에서 오탈자를 나타내는 빨간 줄까지 표시한다거나, 건물 외벽에 간판 대신 설치한 깃발에 과거 MS 오피스가 길잡이로 개발한 강아지 캐릭터를 활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타일로 제작한 테이블은 핸드 드립 작업대 겸 계산대, 손글씨로 음료의 종류와 가격을 적는 메뉴판으로 사용하며 한 가지 용도가 아닌 여러 가지 쓰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밖에도 투피스에서는 이웃 중부시장에서 구입한 쥐포를 구워 판매하고 카페 한쪽에서는 다양한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보이는 등 소소하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영상부터 그래픽, 패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옥상 갤러리 역시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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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표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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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던 박정묵과 이탈리아의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백승진 셰프, 그리고 바리스타 백승민이 함께 운영하는 녁은 한마디로 ‘비표준’을 표방한다.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자 카페, 바인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모두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자몽, 레몬, 오렌지로 요리한 향긋한 크림 파스타나 바질과 견과류, 한치로 맛을 낸 페스토 등 다소 낯선 요리는 모두 백승진 셰프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섬세한 플레이팅이 돋보인다.
이 밖에도 사무실을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는 회사에서도 품격 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시작한 것으로 캐비닛, 서랍장 등 실제 사무실 집기로 러프하게 꾸미는 등 곳곳에서 비표준의 위트를 발견할 수 있다. 한편 녁에서는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 영상, 화보 등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오시는 길’ 안내를 재미있게 하기 위한 영상을 만든 데에 이어 최근에는 녁을 배경으로 화보를 촬영, 추후 엽서로 제작해 무료 배포할 예정으로 그야말로 경계가 없는, 새로운 공간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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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지향적 갤러리
공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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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이면 도착하는 낡고 오래된 건물에는 도료와 페인트 상점, 다방, 이발소 등이 자리해 있다. 그 낯선 풍경 속으로 들어가 몇 층의 계단을 올라가면 도착하는 곳이 바로 공간 형이다. 갤러리가 위치하기에는 뜬금없는 장소 같지만 막상 전시 공간을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벽부터 바닥까지 온통 하얗게 칠한 화이트 큐브 안에서는 10월 13일부터 31일까지 곽이브의 개인전 <흰머리>가 열렸고, 바로 전에는 차미혜의 작품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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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전공하고 뒤늦게 대학원에서 조형 예술을 전공하며 동기들에게 ‘형’으로 불리던 장성욱 대표는 주변의 잘 아는 사람들과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공간 형을 만들었다. 즉 이곳 갤러리는 대관료나 기타 비용을 받지 않는, 관계 지향적 공간으로 평소 그가 알고 지내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새롭게,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것에 의의를 둔다.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듯 작업만 보이도록 바닥부터 천장까지 새하얗게 칠한 갤러리는 어떤 식으로든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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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따라 바뀌는 리빙 공간
소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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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기획자 황아람과 영상 미디어 작가 김민경이 운영하는 소쇼룸은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미술 작품을 선보이지만 여느 갤러리와 다르다. 작가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것이 놓이는 공간을 쇼룸 형식으로 선보임으로써 일종의 리빙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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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쇼룸은 6주에 한 번씩 새로운 전시가 열릴 때마다 벽지부터 조명, 가구에 이르기까지 인테리어를 통째로 바꾼다. 전시 작품을 실제 삶의 공간에 들였을 때 어떤 스타일링, 분위기로 연출되는지 그 예시를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5월에 열린 엄유정 개인전에서는 전시 공간을 노란색 벽과 좌식 소파로 편안하고 아늑하게 꾸몄다면, 가장 최근에 열린 호상근 개인전에서는 마치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같은 풍경으로 연출했다.
조명부터 배경 색, 가구와 집기류, 소품 등 다양한 장치가 어우러지는 자체가 큐레이션이 된다. 관람객은 누군가의 방 안 또는 거실처럼 꾸민 공간에서 차나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테이블 위에 놓인 책도 읽으면서 오랜 시간 천천히 머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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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의 유일한 서점
노말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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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일삼일와트(131WATT)가 운영하는 노말에이는 을지로에서 유일한 서점이다. 노말에이에서 취급하는 책은 국내외 독립 출판물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책, 문구류 등으로 여느 소규모 서점과 다르지 않지만 그림책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출판물이 유독 많다.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책 역시 제로퍼제로의 <엄마와 딸>, 이경희의 그래픽 노블 <방람푸에서 여섯날> 등으로, 입고 문의도 그림책 작가로부터 많이 받는다. 2013년 그림책 <두부 연인>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절기마다 서울을 즐기는 방법’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레이션 엽서 북 <서울 24절기>를 펴내는 등 주로 그림과 결합된 작업을 선보이는 일삼일와트의 활동과도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이 외에도 노말에이에서는 비정기적으로 영화 상영회를 여는 한편 손뜨개로 코스터 만들기, 맥주 만들기 같은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한다. 을지로 유일의 서점인 만큼 주변의 두성종이를 비롯해 지업사, 인쇄소, 재단집 등을 찾는 이들이 잠시 쉬면서 새롭게 환기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노말에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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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김민정 사진 박순애

월간 디자인
40년째 디자인을 기록 중 
Updated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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