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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캐리한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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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새로운 방법

우린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책에 둘러 쌓여 베스트 셀러 또는 신작으로 분류된 책을 고르는 일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지루한 방법을 탈피하고 새로운 방법을 택한 서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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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소르본 대학가에 1921년 문을 연 PUF(Le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프랑스 대학 출판)는 600m2 규모의 고풍스러운 건물에 위치한 유서 깊은 서점이었다. 하지만 치솟는 임대료에 문을 닫고 그 자리에 글로벌 패션 매장이 들어섰다. 그로부터 7년 후인 2016년, 이전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72m2 규모의 작은 콘셉트 서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기계와 작은 테이블, 의자가 전부라 놀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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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 PC를 통해 책을 고르면 즉석에서 그 책을 인쇄해준다. 프랑스에는 존재하지 않던 출력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해 컴퓨터로 원하는 책을 고르면 바로 기계가 5분 만에 책을 찍어내는 ‘프린트온디맨드(Print-on-Demand)’ 콘셉트 서점으로, 커피 한잔을 즐기는 시간인 5분 만에 책이 나오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이라 불린다. 이쯤 되면 책 가격과 출력 가능한 책의 종류가 궁금해질 것이다. 책 가격은 일반 서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 PUF에서 보유한 5500권의 책은 물론 에스프레소 북 머신에 등록된 300만 권이 넘는 책을 현장에서 바로 검색해 출력할 수 있다. 이미 절판된 책도 5분이면 내 손에 넣을 수 있으니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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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잇초메의 부산하지 않은 거리에는 일본에만 존재할 것 같은 특이한 콘셉트의 서점이 있다. 매주 한 권의 책만을 파는 모리오카 서점이다. 숲(모리)과 언덕(오카)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 때문인지 왠지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여유롭게 한 권의 책을 권해줄 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주인 모리오카 유시유키가 수많은 책 가운데 엄선한 단 한 권의 책을 일주일간 선보인다. 그리고 그 책만이 오롯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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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바뀌는 책과 함께 연관된 전시를 열어 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은 이곳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특히 모리오카 서점이 위치한 긴자의 스즈키 빌딩은 1940년대 초반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 중심의 일본 정부 산하 홍보용 매체인 〈니폰nippon〉을 발간하던 일본 공방이 위치했던 자리다. 책과 건축, 디자인을 사랑하는 형님이나 오빠에 가까운 이 40대 초반의 서점 주인에게는 더욱 특별한 위치이기도 하다. 아담한 서점 내부는 매주 화요일 새로운 책이 들어오는 시기에 맞춰 재구성하고, 주인공이 되는 작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서점에 상주하며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교감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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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홍대’라 할 수 있는 젊음의 거리 브릭레인 지역에 들어선 ‘더 라이브레리아(The Libreria)’의 운영 방식은 근래 들어선 서점 가운데 가장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더 라이브레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책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문학, 과학, 예술과 같은 틀에 박힌 책 분류 방식을 탈피한 것이다. 대신 이곳의 서가는 ‘방랑벽(Wanderlust)’, ‘환상을 깨는 매혹(Enchantment for Disenchanted)’, ‘그 도시(The City)’ 같은 분류표에 의해 책을 선별해놓았다. 각 테마별 도서 리스트는 공신력 있는 전문 게스트들이 채운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테마는 ‘이상적인 책장(Utopia Shelf)’. 톰 매카시, 카프카의 소설은 물론 플라톤의 〈국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데얀 수직의 저서 등 흥미롭고 폭넓은 셀렉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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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월 11파운드(약 1만 7000원)를 지불하면 매달 첫날 더 라이브레리아 팀이 엄선한 픽션 한 권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라이브레리아 구독(Libreria Subscriptions)’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스페셜 게스트 큐레이터가 선별한 더욱 사적인 책을 원한다면 매달 3파운드를 추가하면 된다. ‘디지털 디톡스 존(Digital Detox Zone)’이라는 자신만의 운영 철학으로 철저히 디지털 세상과 선을 그으며 아날로그 전략을 고집하는 것도 뚝심 있다. 방문객은 책을 읽는 동안 휴대폰과 태블릿 PC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독서에 좀 더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 서점 안에서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문자 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SNS 포스팅 등 휴대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직원으로부터 정중하게 중단을 요청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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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디터 최선아 디자이너 윤성민

월간 디자인
40년째 디자인을 기록 중 
Updated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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