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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말고 ‘청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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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말고 ‘청춘동’

집 고치는 ‘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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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어스 옥상에서 바라본 신림동.

고시원이 ‘청춘동'이 됐다. 이곳을 만든 건축사무소 ‘선랩'은 그냥 건축이 아닌 좋은 건축을 했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에 있어서도 어렵지만 더 의미 있는 해답을 내놓고 싶었다. 고민 끝에 버려지다시피 한 신림동의 고시원 한 곳을 설득했고, 마침내 지난 해 9월 ‘쉐어어스SHARE-US' 1호점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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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에서 6명까지 함께 지내는 셰어하우스 여러 개가 결합된 주거 공간에 카페와 스터디룸까지 갖춘 청춘 1인가구들의 생활 공간. 찬바람 불던 건물에 젊은 싱글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 찼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선랩의 김혜진 팀장을 직접 만나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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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어스?


공유를 기본으로 청년 1인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 공간입니다. 다른 셰어하우스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라면, 비어 있지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을 재생시켰다는 부분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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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어스 뒷편에 아직 남아 있는 '에벤에셀 고시원' 간판.

고시원?


사법고시가 폐지되면서 신림동 인근 고시원의 공실률이 높아졌어요. 건물은 오래됐고, 창문도 없는 등 환경도 열악하기만 했죠. 사실 고시원 자체가, 주거보다는 수익을 위한 구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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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어스 1층의 카페 공간.

쉐어어스 1호점?


‘SHARE-US [에벤에셀]’(1호점)은 원래 ‘에벤에셀 고시원’이었죠. 총 4층에 방이 44개나 됐어요. 층마다 열한 가구가 화장실 하나를 같이 쓴 거예요. 게다가 주인 분이 연로하셔서 더욱 관리가 되지 못했죠. 새 건물을 짓기보다 이곳을 활용해 더 나은 주거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저희끼린 ‘쉐어어스’, 혹은 ‘청춘동'이라 부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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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벤에셀 고시원의 창틀과 책상 커버 유리를 재활용한 테이블.

비용?


처음엔 행정기관이나 대기업의 사회공헌 팀에 사업 제안을 했어요. 하지만 다 거절당했죠. (웃음) 건물주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 구조라는 이유에서였어요. 건물주는 가만히 앉아서, 고쳐진 집에서 새로 들어온 세입자들의 월세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거였어요.

하지만 버려진 건물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방법을 더 찾아봤어요. 결국 건물을 고치는 조건으로 건물주 할아버지께 조금 싸게 월세 임대를 받았고, 서울시가 사회적 기업에 프로젝트 기반으로 지원해주는 씨드머니와 한국사회투자의 대출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나머지는 자부담으로 했고요.

1층 카페의 테이블은 예전 고시원 시절의 창틀과 책상 커버 유리를 이용해 만들었어요. 원래 고시원을 구성하던 벽돌로 새로 만든 벽이나 바닥을 메우기도 했고요. 건축 자재들은 버리는 데도 비용이 들거든요. 최대한 활용하려고 고생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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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 타입 스터디룸 공간. (선랩 제공)

수익?


지금은 이익이 나는 구조는 아니에요. (웃음) 쉐어어스의 입주자들이 내는 월세가 곧 건물 월세로 나가죠. 부대시설의 이용료도 사소하지만 수익 모델로 활용하고 있어요. 1층 로비의 카페는 하루 종일 이용하는 데 이천 원, 스터디룸은 2시간에 이천 원, 추가로 2시간씩 더 이용할 때는 천 원씩 받죠. 십만 원을 내면 한 달동안 지정석을 이용할 수 있고요. 쉐어어스에 살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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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실의 개인 방. (선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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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실의 개인 방. (선랩 제공)

입주 조건?


매년 3월과 9월에 새 입주자를 맞아요. 1호점의 경우엔 정부 지원 없이 민간 차원에서 운영되다 보니 소득 수준을 본다든지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진 않아요. 다만 모든 생활 공간이 분리된 ‘1+1’ 타입을 제외하고,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부분이 괜찮은지에 대해 꼼꼼히 상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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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실의 방 문. (선랩 제공)

입주자?


서울대 학생들과 신림 인근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주로 거주합니다. 선랩의 직원 두 명도 첫 독립 생활을 이곳에서 하고 있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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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사이에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

커뮤니티?


여기 사는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저희가 직접 기획해요. 원래 건축 설계를 하는 저희지만 열심히 궁리하고 있습니다. (웃음) 다행히 신림 고시촌엔 구에서 지원하는 공동체 사업들이 있어 비용 면은 수월해요. ‘주민 모임 연합 사업'이라고 해서 공동체 활동 지원 사업이 있죠. 올해 선랩이 공유 기업으로 선정돼서, ‘공유 촉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공유 활동비 지원도 있고요. 입주자들과 지역 주민이 함께 하는 원데이 클래스나 디너 행사를 열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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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식 타입 스터디룸.

민원사항?


비슷한 친구들이 서로 배려하며 지내다 보니 저희의 예상보다도 문제가 없었어요. 다만 층마다 계산되는 난방비와 냉방비에 예민해질 때는 있더라고요. (웃음) 원래 고시원의 시스템을 많이 변경하지 않은 탓에 난방과 냉방이 층 단위로 작동하거든요. 층마다 메신저 단체 채팅방을 두어서 조금 더 서로 상의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소음 문제의 경우엔 저희도 많이 걱정했던 부분인데, 입주자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니 큰 문제가 없었어요. 사실 자기 옆에 누가 사는지,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소음이 나니 갈등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쉐어어스에선 나와 매일 인사하는 이웃들이니, 가끔 소음을 내도 큰 오해 없이 이해해줄 수 있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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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어스 2호점?


1호점만 해도 자부담금이 많았는데, 2호점부터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시범사업'이라는 서울시 사업과 함께 진행하게 됐어요. 저희가 건물주와 10년 임대 계약을 성사시키면 서울시에서 최대 2억까지 공사비를 지원해줍니다.

그렇게 기획된 ‘SHARE-US [거성]’(2호점)은 한창 공사 중이에요. ‘거성 고시원'이 한창 변신 중이죠. 3호점도 이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와 함께 하는 만큼 공공적인 성격이 강해져서, 입주자의 조건 등 절차들이 조금 더 까다로워졌어요. 그래도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할 수 있게 여러 조건들을 협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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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유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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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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